[자막뉴스] 프로그램 '불법 복제' 한 대기업...결론은 어마어마한 벌금 / YTN

2022-04-08 153

지난 2011년 대기업 코오롱베니트와 프로그램 완제품 공급계약을 맺은 고 모 씨.

공급한 프로그램은 지난 1994년 저작권을 등록해 지금까지 업데이트해온 고 씨의 '평생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미들웨어'로, 데이터베이스와 응용프로그램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허리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쯤 고 씨는 코오롱베니트가 자신의 미들웨어 환경 위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미들웨어까지 같이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미들웨어는 자신의 작품을 베낀 물건이었습니다.

[고 모 씨 / 미들웨어 '심포니넷' 개발자 : 미들웨어라는 건 중간에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함부로 그렇게 바꿀 수가 없어요.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해요. 그런데 (고 씨 미들웨어 기반을 둔) 응용프로그램 쪽은 전혀 변형을 안 하고 바꾼다고 그러니까 '어, 이거 얘네들이 완전 역공학을 한 거네?'라고 이제 그때 딱 감이 온 거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코오롱베니트가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미들웨어와 고 씨 프로그램을 비교했더니, 90% 이상 베껴서 만든 기능이 230개 이상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고 씨는 증거를 모아 고소했고 결국 코오롱베니트는 2017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코오롱베니트는 재판에서 '고 씨가 프로그램 일부 코드를 직접 줬다'는 주장을 펼쳤고 지난 2월까지 5년 동안 법적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저작권은 나에게 있으니 테스트용으로만 사용하라"라는 문구를 뺀 이메일을 '소스코드를 줬다는 증거'라면서 제출했다가 재판부에 꾸짖음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허탈했습니다.

코오롱베니트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 1심 재판부는 법인에는 벌금 500만 원을, 책임자와 프로그램을 복제한 외부 업체 직원에는 벌금 천만 원씩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프로그램을 허락 없이 고쳐 쓴 건 잘못인데, 프로그램을 갖다 놓은 건 고 씨이기 때문에 탈취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고 씨 프로그램 환경 위에서 작업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도록 코오롱베니트 사무실에서 직접 개발을 도왔는데, 그때 갖다둔 소스코드를 '줬다'고 본 겁니다.

[고 모 씨 / 미들웨어 '심포니넷' 개발자 : 지적 재산권이라던가, 어떤 사기 사건이라던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다 죽이는. 이건 산업을 다 죽이는 일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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